교회앨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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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
즐거운 편지

작성자
허태수

작성일시
2020-10-16 18:43:44

내용

즐거운 편지  

​              황동규   

내 그대를 생각함은

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

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

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

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

그대를 불러 보리라.


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

내 나의 사랑을 한 없이 잇닿은

그 기다림으로 빠꾸어 버린 데 있었다.

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.

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것을 믿는다.

다만 그때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.

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

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.


*오늘 낮에 아무개 교우에게서 편지 한 통을 받았다.

  자신의 변화 즉 성숙에 관한 내용들이었는데,

봉투 뒷면에 빨간(사실 색은 칠해지지 않았지만)잠자리 두 마리가

봉인처럼 그려저 있었다.


두 마리 잠자리가 내 마음속으로 날아 들었다. 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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